열병이군요. 세대에서 세대로 옮아가는 열병.

 

 

 

 

아니요. 아니요. 저는 돈에 눈이 멀지 않았습니다. 물론 어느 정도는 벌어야겠죠. 이렇게 멋진 작업실을 가질 수 있을 정도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.

하지만 전 돈때문에 작품을 쓰는 건 절대 아닙니다. 절대. 절대.

 

 

 

 


이건 그런 역병같은게 아니예요. 작가들의 전통이죠. 연극적으로 행해질 수 있는 모든 가능성에 대한 도전 같은 거예요.

관객들이 이미 너무나 자극에 익숙해요. 매일밤 뉴스에 온통 시뻘건 얘기들뿐이죠. 부모가 자식을 죽이고 친구가 친구를 죽이는.

 

 

 

 

이건 드라마 속 허구가 아니라 바로 우리집 뒷골목에서 일어나는 진짜 사건들이죠.

자, 자, 그렇다면 나는 과연 다른 사람들보다 세상에 대해 더 많이 알고 글을 쓰고 있는가?

 

 

 

 

어쩌면 나는 이끼 낀 골방에 처박혀서 타인의 삶을 꿰뚫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을 아닐까.

나는 희곡이라는 이름의 우아한 거짓말을 지어내며 신문 언저리에 새겨진 살인의 추억거리나 뒤적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?

 

 

 

 

 

 

내가 과연 관객들을 놀라게 할 수 있을까. 세상에 없던 것을 써낼 수 있을까. 하는 의문에 대한 도전입니다.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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